독서노트8 - '지구에서 한아뿐' 지구와 우주를 연결하는 사랑
- 도서리뷰
- 2020. 6. 24. 11:24
오랜만에 읽어보는 소설이라는 장르.
중의적인 책 제목에 호기심이 생겼다.
자유로운 영혼의 경민은 여자 친구 한아를 두고 또 멀리 떠났다.
"세상에 좋은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. 습관처럼 계속 만날 필요는 없어, 멈춰도 돼.
이 사람이 아니다 생각이 들면 언제든 멈추는 거야."
한아의 제일 친한 친구 유리가 하는 말은 어쩌면 모든 연인에게 해주는 말과도 같다.
연애하면서 한 번 쯤은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니까.
그리고 우주여행을 하러 아주 떠났고 껍질만 남긴 채 외계인으로 돌아왔다.
돌아와도 돌아온것 같지 않고 돌아온 것 같지 않으면서도 돌아온 것 같은 경민.
자신에게 무신경한 듯한 경민 때문에 나름 속앓이를 하고 있던 한아는
자상하고 정말 지구에서 '한아' 자신밖에 모르는 외계인에게 사랑을 느꼈다.
"한아를 위해서라면, 우주를 횡단할 만큼 전 확신이 있어요."
"나도 저렇게 여기에 왔어. 2만 광년을, 너와 있기 위해 왔어."
"솔직히 인간은 아무리 봐도 아름답게 안 느껴져. 근데 너만...... 너만 아름다웠어. 빛났어. 눈부셨어."
"네가 내 여행이잖아. 잊지마."
어떻게 이렇게 말을 예쁘게 할 수 있는가.
정말 인간이 아니라 외계인이라 그런가?
외계인으로 나타난 경민이 하는 말 하나하나가 자상하고 예뻐 마음속에 꼭꼭 저장하고 싶어졌다.
책을 읽을수록 결말이 궁금해졌다.
과연 해피앤딩으로 끝날 것인가 새드 앤딩으로 끝날 것인가.
외계인과 잘 될 것인가 아니면 우주에서 다시 지구로 돌아와 진짜 경민과 잘 될 것인가. 궁금해졌다.
그리고 중간중간 지구 온난화에 대한 문제와 환경에 대한 문제가 적절하게 나와 경각심을 일깨우곤 했다.
"사람들이 소고기만 안 먹어도 온난화를 늦추는 데 큰 도움이 될 텐데......"
"소들도 불쌍하고, 소들이 뀌는 메탄 방귀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니까요."
"지구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. 이대로 90억, 100억이 되면 돌이킬 수 없이 나빠지고 말 거야.
낳지 않는 사람이 훨씬 훨씬 늘어야 해."
그러나 중간중간 여러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에는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.
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는 충분했지만 비현실적인 이야기라 나도 나이가 들어 때가 많이 묻었나 보다 생각했다.
"한아가 세상을 슬퍼하거나 아프게 생각하지 않고 편안히 잠들면 그 풀어진 표정을 보는 것도 좋았고,
그럴 때마다 지구에 날아온 것이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
그리고 그 안도감 속에서 경민 역시 꿈결에 들어가면,
무의식으로 연결된 먼 곳의 속삭임이 경민의 행운을 축하해주었다."
"커다란 오렌지 사탕 같은 태양이 지는 시간에 입안에 남은 소금기에 끌려 데킬라를 희석시킨 칵테일을 마시러 갔다.
밤늦게 돌아가며 키스하면, 연인의 입술 사이에 우주가 있었다."
문장이 참 예뻐 계속 읽게 되는 구절도 많았다.
덩달아 마음이 설렜다.
"흔하지 않지만 어떤 사랑은 항상성을 가지고, 요동치지 않고, 요철도 없이 랄랄라 하고 계속되기도 한다."
무탈하고 별일 없는 게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요즘.
사랑 역시 무탈하고 마음 편한 사랑이 제일 좋은 것 같다.
가수 지코의 '소울메이트' 중에 정말 좋아하는 가사가 있다.
"각자의 시계를 꺼낸 채 아낌없이 모래알 쏟네." 라는 구절.
사랑하는 사이라면 각자의 시간을 아낌없이 상대방을 위해 쓰고 쏟아내는 것이 아닐까?
우주에서 오로지 한아를 보기 위해 지구에 온 '외계인 경민'처럼 말이다.
외계인이라는 특별한 인물과 평범하고 마음 편한 사랑을 나눈 한아.
지구에서든 우주에서든 언제나 행복하면 좋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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모두들 작은 여행으로 행복해지세요 :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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